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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ing's Baseball/야구칼럼

[KBO] 투수 규정이닝을 낮춰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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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야구게임 회사에서 면접을 보았는데, 이 질문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

"규정이닝을 채우는 투수들이 적어지고 있는데, 규정이닝 기준을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한 경기에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내는 것이 선발투수의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해왔던 나였기에,

규정이닝은 선발투수를 평가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항목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규정이닝 기준에 부합하는 투수들이 적어지면서 그에 대한 논의가 있다는 정도만 들어보고

이에 대해 자세히 생각은 해본적 없던 나였기에, '굳이 줄일 필요는 없다.' 정도의 답변밖에 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와 규정이닝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세이버매트리션 중 한 분인 썩빡꾸님이 쓰신 글이 눈에 띄었다.

MLB의 데이터를 통해 규정이닝을 충족하는 투수들이 줄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임의의 숫자 n * (팀 수)번째에 해당하는 투수의 이닝을 새로운 규정이닝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이렇게 규정이닝을 충족하는 투수들이 충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썩빡꾸님의 글에 따르면, 아래와 같다.

 

규정이닝 투수의 수가 줄어들면 무엇이 문제가 될까? 일단, 투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평균자책점 리더가 되기 위해서,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규정이닝을 충족시키는 게 더 중요해진다. 모든 비율 스탯이 다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규정이닝의 투수가 없어 평균자책점 리더가 없을 수도 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은 선발투수에게 물론 중요하지만, 이는 별개로 평가해야 한다.

 

평균자책점과 같은 비율 스탯은 규정이닝을 충족한 투수들만을 대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규정이닝을 충족하는 투수들이 얼마나 없길래 투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최근에 치뤄졌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 국가대표의 성적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하는

'토종' 투수들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비판하는 기사가 눈에 자주 띄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본인은 이 글을 통해 두 가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1. 투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정이닝 투수들이 줄고 있는가?

2. 토종(한국인) 투수들의 이닝소화력이 부족해지고 있는가?

 

MLB 데이터는 썩빡꾸님께서 잘 분석하셨기도 하고, 두 번째 이유로 인해 KBO 데이터를 사용했다.

KBO 데이터는 통계사이트 스탯티즈를 이용하여 수집했다.

 


* 현재 규정이닝 기준

현재 규정이닝 기준은 '소속팀이 치른 경기 수'이다.

2021시즌 기준 팀당 144경기를 치뤘기 때문에, 규정이닝 또한 144이닝이다.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KBO 규정이닝 투수들은 줄고 있는가?

 

1982 - 2021 시즌 규정이닝 투수들의 변화

위 그래프는 1982년부터 2021년까지 40년간 규정이닝을 충족한 투수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10명대가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인다. 2000년대부터 투수들의 분업화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40년 간 규정이닝 투수들의 평균은 23.075명이다. 2000년을 기준으로 나눈다면, 2000년 이전에는 26.8명, 2000년 이후에는 20명으로 약 6.8명이 감소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봤을 때 KBO의 규정이닝 투수들은 이전 20년에 비해 줄어든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2000년 이후에는 각 시즌마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규정이닝 투수들이 갑자기 늘거나 줄어드는 등의 변화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감소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규정이닝 투수가 평균 20명인 것은 투수를 평가하기 어려운 수치일까?

규정이닝은 투수의 분업화 이후 '선발투수'의 이닝 소화력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우선 선발투수들이 대상일 수 밖에 없다. 5선발 체제가 굳어진 현대야구에서 KBO의 선발투수는 총 10팀 * 5 = 50명 정도로 보고, 그 중 20명이 평균자책점 등 비율스탯을 평가받을 수 있는 자격을 받는다. 50명 중 20명은 40%의 비율을 가지는데, 이는 규정이닝 투수들의 수가 부족하여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토종(한국인) 투수들의 이닝소화력이 부족해지고 있는가?

 

1982 - 2021 시즌의 한국인 규정이닝 투수들의 변화

위 그래프는 1982년부터 2021년까지의 한국인 규정이닝 투수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2000년 이후 '용병'이라고 불리우는 외국인 투수가 등장한 영향으로 급격히 감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

 

2000년 이전 한국인 규정이닝 투수들은 평균 26.8명, 2000년 이후는 11.8명으로 무려 평균 15명이나 감소한 모습을 보인다. 투수의 분업화의 영향 및 외국인 투수들이 주로 선발투수로 영입된다는 것을 감안하여 한국인 투수들만을 대상으로 비율 비교를 해보아도, 5선발 체제 기준 67.5%에서 40%로 눈에 띄게 감소한 모습을 보인다. (2000년 이전 8팀 * 5선발 총 40명 중 27명, 2000년 이후 10팀 * 5선발 - 외국인 투수 20명 총 30명 중 12명)

 

2000 - 2021 시즌 규정이닝 투수들의 외국인 / 한국인 비율

위 그래프는 2000년부터 2021년까지 규정이닝 투수들의 외국인과 한국인의 비율을 보여준다. 외국인 선수제도가 도입된 초반에는 타자만 두명 영입하기도 했지만, 2010년도 이후에는 외국인 투수를 필수적으로 영입하는 팀이 많아졌다. (외국인 선수 보유가 최대 2명이던 2012년 ~ 2013년에는 전 구단이 투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구위가 좋은 국내선수를 중간계투나 마무리투수로 활용하며 규정이닝 투수 중 외국인 선수의 비율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외국인 선수를 에이스 선발투수로 적극 활용하고자 영입하는 추세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규정이닝 투수들의 한국인 비율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2015년 이후에는 규정이닝 투수들 중 외국인 선수의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무려 70%가 외국인 선수였다. 외국인 투수는 팀 당 최대 2명으로 최대 20명을 넘은 적이 없지만, 국내 투수들이 규정이닝을 충족하는 모습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는 팀 내 '에이스'라고 불리우며 한 경기의 승리를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투수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

 

KBO에서 규정이닝을 충족하는 투수들의 수는 이전에 비해 감소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투수의 분업화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그 투수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00년 이후 평균 규정이닝 투수는 20명으로 리그 전체 선발투수 50명 중 40%를 차지하는데, 이 수치가 투수를 평가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규정이닝을 줄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후에 기준을 수정한다 하더라도, 규정이닝은 선발투수가 한 경기를 얼마나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 수 있으며, 이를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기준은 항상 절대적인 수치로 정해져야 한다.

 

국내 투수들의 이닝소화력은 분명히 약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외국인 투수에 비해 규정이닝을 충족하는 투수들의 수가 지속해서 줄고있다. 실제로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양현종의 전성기가 지난 이후에 이들과 같은 역량을 펼치는 선발투수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과 리그의 발전을 위해서 '토종' 한국인 선발투수를 육성해야 하는 일은 필수적인 일로 보인다. 이의리, 김진욱, 장재영, 최준용, 문동주 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Reference

 

http://suxism.com/?p=6283 

 

투수의 규정이닝을 지금보다 낮춰야 할까? – Suxism.com

선발투수들이 소화하는 이닝 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하다. 투수들의 실력이 과거보다 상향 평준화되기 때문이다. 실력이 뛰어난 일부의 투수가 대다수의 이닝을 소화하는

suxism.com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117&aid=0003569645 

 

겨우 49위가 현역 1등? 류현진-김광현 떠나니 KBO 투수난 심각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지난 해 KBO 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총 19명. 이들 가운데 토종 투수는 8명이 전부였다. 각 팀당 1명을 배출하기도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LG, SSG, 키움

sports.news.naver.com

http://www.statiz.co.kr/main.php

 

STATIZ

순 팀 G 승 패 무 승차 승률 득점 실점 1 KT 144 76 59 9 - 0.563 719 584 1 삼성 144 76 59 9 0.0 0.563 712 658 3 LG 144 72 58 14 1.5 0.554 654 561 4 두산 144 71 65 8 5.5 0.522 738 656 5 키움 144 70 67 7 7.0 0.511 722 700 6 SSG 144 66 64 1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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